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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스노우 믿고 네이버가 투자하는 이유는?

[기업분석보고서] 스노우① "현재가 아닌 미래를 본다…전략은 MZ세대"

2021. 06. 17 (목)

스노우를 다시 핫하게 만든 매드몬스터의 모습. 그들의 퓨어함이 사진을 뚫고 나온다. 
"저희 얼굴이 필터를 쓰는 것처럼 잘생겼다는 이야기. 감사할 뿐이죠. 저희 외모를 보고 '저런 얼굴로 생기고 싶다'고 해서 생긴, 저희 얼굴이 모티브가 된 필터가 있어요."

아이돌 듀오 매드몬스터가 '필터' 논란에 입을 열었다. 매드몬스터의 탄과 제이호는 작은 얼굴과 뾰족한 턱선, 보석처럼 빛나는 크고 둥근 눈망울, 15등신에 달하는 몸매 비율 등 비현실적인 외모 덕분에 '얼굴 천재'로 불리는 한편, 필터(영상보정 앱)를 써 외모를 수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 왔다. 

이 모든 논란의 시작과 끝에는 스노우가 있다. 

ios와 안드로이드 마켓의 카메라 앱 중 스노우 카메라 앱의 순위 
 
◇ 매드몬스터, 스노우앱 필터 사용 사실무근?
매드몬스터는 유튜브 채널 '빵송국'의 세계관에서 출발한, 개그맨 곽범과 이창호가 각각 탄과 제이호라는 '부캐'를 내세워 결성한 2인조 남성 듀오다. 이 세계관 속에서 이들은 60억 명의 팬클럽을 거느린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으로 재탄생했다. 

매드몬스터 측은 필터와 관련된 모든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지만, 잠시 현실(?)로 돌아와 따져보면, 매드몬스터 탄생은 스노우가 있어서 가능했다. 이들의 비현실적인 외모를 완성해, '본캐'를 넘어서는 '부캐'로 만들어 준 것이 바로 스노우 앱이다. 

네이버 캠프모바일 내 프로젝트에서 출발한 스노우는 2015년 영상 보정 필터 앱 스노우를 출시하면서 시작됐다. 스노우 앱이 15개월만에 1억 회 이상 다운로드를 달성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자, 네이버는 스노우를 2016년 7월 자회사로 분사했다. 

'일상이 예능되는 꿀잼 카메라'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얼굴 인식 스티커와 다양한 필터를 제공하는 앱 서비스가 핵심이다. 스노우는 대표 앱인 스노우 외에도 셀카에 초점을 맞춘 B612, 음식 촬영 중심인 푸디 등 6개의 앱을 운영 중이다. 
 
◇ "트렌드 재빨리 파악해 맞춤형 콘텐츠로…사용자만 2억명" 
스노우는 출시 직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사용자를 늘려가고 있다. 스노우가 출시한 앱들은 지난 3월 기준 국내 누적 다운로드 수 8140만 회,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 14억 3000만 회에 달한다. 전세계 사용자만 2억 명을 넘어섰다. 

스노우 앱의 성공 비결은 '트렌드를 재빨리 파악하고, 이에 맞는 콘텐츠를 끊임없이 출시한다'로 요약된다. 스노우 관계자는 "온라인상 뜨고 있는 콘텐츠가 있다면 발빠르게 찾아가 해당 콘텐츠를 스노우에도 가져오려고 노력한다"며 "스노우는 최근 트렌드를 가장 빨리 접할 수 있는 매체"라고 설명했다. 

이번 매드몬스터 필터만 해도, Z세대를 중심으로 매드몬스터의 인기몰이가 범상치 않게 흘러가자, 곧바로 매드몬스터 필터를 출시했다. 매드몬스터 특유의 작은 머리, 큰 눈, 갸름한 턱 기능을 담아 누구나 매드몬스터가 될 수 있도록 한 것. 

시장 변화에 맞춘 빠르고 유연한 대응 전략은 스노우가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당초 2015년 스노우앱 출시 당시, 스노우가 주력했던 방향은 소셜미디어였다. 하지만 얼굴 인식과 AR기능을 활용해 얼굴에 스티커를 붙이는 등 재미있는 카메라 기능이 더 인기를 끌자, 스노우는 카메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결과는 앞서 말한 대로다. MZ세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진·동영상 앱으로 성장했다. 빠르게 변하는 앱 생태계에서, 빠르게 관심사를 바꿔가는 MZ세대 사이에서, 출시 6년차를 맞은 스노우 앱은 꽤 긴 시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 카메라 아닌 'MZ세대'가 전략…"미래 사업의 인큐베이터" 
사실 스노우 하면 카메라 앱이 가장 먼저 생각나지만, 스노우의 전략은 업종보다 타겟으로 정리하는게 더 명확하다. 'MZ세대'다. 

스노우의 핵심 목표는 'MZ세대가 재미있어 하고 관심 있어 할 서비스' 만들기다. 모회사인 네이버가 하기 힘든 MZ세대의 취향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 사용자 저변 확대를 위한 생태계를 만드는 '인큐베이터'의 역할을 맡는다는 것. 

AR기술을 활용해 MZ세대를 위한 서비스를 개발한 뒤, 사용자를 확보하고, 개별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는 신설 회사를 설립하는, 이른바 '서비스 컴퍼니 빌더' 전략이다. 네이버의 모바일 인큐베이터로서 스노우를 탄생시킨 캠프모바일의 MZ세대 버전인 셈이다. 

실제 스노우는 '메타버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페토(네이버Z)', 영어학습 앱 '케이크', 라이브커머스 '잼라이브',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크림(KREAM)' 등의 서비스를 개발, 사용자를 확보한 뒤 분사해 신설 회사를 설립했다. 메타버스, 영어학습, 라이브커머스, '리셀' 플랫폼 등 제각각 다른 영역의 사업으로 보이지만, 모두 MZ세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 "현재 아닌 미래를 본다"…'아픈 손가락'은 백조가 될 수 있을까? 
'현재가 아닌 미래' 앱 시장에서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픈 손가락'이라 불리는 스노우에 네이버가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지난해 스노우는 107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7년 575억원 에서 적자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분사 이후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네이버는 매년 수백억 원대의 긴급 자금을 지원하며 스노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해 초에도 총 1200억 원을 출자했다. 지금까지 네이버가 스노우에 투자한 출자금은 약 4500억 원에 이른다. 

손실 폭이 오히려 늘고 있는데도 네이버가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당장의 영업이익보다 중장기적인 미래 기술과 이용자 확보'가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네이버 측은 "내부적으로 지금은 투자에 집중할 때라는 판단이 있고, 이용자 확대와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현재보다 미래에 방점을 찍은 네이버와 스노우의 전략은 MZ세대의 마음뿐 아니라 실적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까? 기다리며 지켜볼 일이다. 
   
오승혁 기자 [email protected]